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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6-25 17:55
2019년 6월 8일 '기생충'(박사과정 추경민)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10,790  


이것 참 상징적이네 -기우 in 기생충













*************** 이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꼭 영화를 먼저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금일 원충연 지도교수님과 SPEL 연구실 가족들이 오랜만에 함께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수원역에있는 롯데시네마로 외출을 나갔습니다. SPEL 연구실 가족들 끼리는 정말 오랜만의 외출이어서 한껏 들뜬 마음으로 영화를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선택할 수 있는 영화는 알라딘과 다크피닉스, 기생충이 있었으며 처음에는 알라딘을 보려 했지만 윌 스미스가 지니 역을 맡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차마 그의 커리어의 추락을 더이상 볼 수 없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사실 기생충이라는 영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에는 기존에 있던 B급 영화인 연가시 및 기생수가 오버랩되며 영화 상영시간만큼의 인생을 낭비했던 추억이 되살아나 별로 좋은 감정은 가지지 못하고 극장에 입장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난 후 극장을 나올 때 저는 한 마리의 소가 되어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계속해서 되새김질 하고 있었습니다.

이 영화를 극찬하는 이유는 등장하는 많은 주조연 캐릭터들이 굉장히 입체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고 배우들 또한 자기 역할을 완벽히 소화하여 봉준호 감독의 굉장히 기괴한 스토리에 푹 빠져들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는 과거의 영광을 잊지 못하고 밑바닥 인생을 살고 있는 한 가족과 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사회적인 범죄를 아무런 죄책감 없이 짓고 여유가 있는 가정에 빌붙어 말 그대로 '기생'하여 살아가는 생활을 약간 극적인 묘미를 더하여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이런 기생충 같은 삶을 살고 있는 가족 구성원들 조차 서로 다른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은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그들이 처한 상황과 모두 이어져 클라이맥스에 도달하게 됩니다.

먼저 가족 구성원 중 딸은 문서를 위조하고 남을 등쳐먹는데 전혀 거리낌이 없고 술을 마시며 우리 가족만 생각하자며 이기적인 발언을 한 것과는 다르게 영화 중반부 이후 가정부 부부를 지하실에 감금한 뒤 계획이 뭐냐며 아버지를 다그치고 음식을 전해줘야겠다며 죄책감을 내비치기도 합니다. 이러한 죄책감 때문에 마지막 장면에서 가족이 가둬놓았던 가정부 부부중 남편이 탈출하여 딸을 식칼로 찔렀을 때에도 살려고 발버둥치지 않고 인과응보라고 생각하며 웃으며 죽어간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어머니는 이 가족의 과거의 영광으로 표현되며 투포환으로 체전에 출전하여 메달을 딸 정도의 실력이 있었으나 승자독식이라는 스포츠계의 잔인한 룰에 의해 탈락하게된 하나의 유망주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러나 오히려 어머니는 그런 자신의 과거에 대해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오직 현재 살아가는 방법만을 생각하여 지극히 현실적인 면모를 보여주며 살아남기 위해서 극단적인 집단 이기주의를 보여주면서도 처한 상황이 비슷한 가정부 부부를 향한 연민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한 스포츠 선수였던 배경과 걸맞게 최종적으로 탈출한 가정부의 남편을 제압하는 해결사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그러나 인간의 모든 면모를 보여주며 이 영화를 명작으로 만들었던 인물은 아버지라고 입니다. 집에서 아버지는 아내에게 기를 눌리고살아가며 작품의 클라이막스에서도 '가장 완벽한 계획은 무계획이다' 라며 세상 초연한 말을 되뇌이며 세상에 겁을 먹은 하나의 벌레와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영화 막바지에 가정부의 남편이 자기 딸을 찌르고 아내를 공격하고 있을때에는 딸을 살리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아내가 가정부의 남편을 죽여 상황이 종료된 후 급작스럽게 박사장을 찔러 죽여서 저도 처음 그 장면을 보았을 때에는 영화의 개연성에 의문을 품었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이전에 홍수로 집에 모든 가구가 물에 잠겨가는 와중에 아내가 받았던 동메달을 가장 먼저 챙겨 나가는 장면, 주인이 없는 부잣집에서 기분좋게 술을 마시다가 바퀴벌레같다는 아내의 말에 발끈하는 장면으로 보아 원래는 프라이드가 굉장했지만 거듭되는 좌절로 인해 학습된 무기력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박 사장에게 아내를 사랑하냐고 거듭 확인하는 행동으로 봐서 아버지는 부자들은 행복 뒤에 감춰진 고통이 있을 것이라 굳게 믿고 있었으며 이를 확인하여 자신을 정당화하려 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박사장은 자신의 가족을 헌신적으로 사랑하고 소시민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으며 이는 아버지의 삶의 철학과 프라이드 두 가지 모두를 산산조각 내버렸음이 분명합니다.

결과적으로 딸의 죽음이 행동을 부추기긴 하였지만 앞선 이유에 의한 분노가 가슴 깊이 내재해 있었기 때문에 이런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분노에 찬 상태에서도 무기를 든 남자에겐 달려들지 않고 상황이 종료된 후 비무장상태였던 박사장에게 울분을 토해낸 것 또한 겁에 질린 삶을 살던 아버지의 면모를 보여주었다고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주연인 아들, 기우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여러분. 이 사람이 그 기생충입니다. 이 자식은 시작부터 재수를 4년 하였지만 공부하는 모습은 단 한번도 나오지 않은 부모의 고혈을 빨아먹는 기생충으로 출연하며 또한 친구의 믿음을 배신하고 친구가 이루어 놓은 것을 송두리째 빼앗은것도 모자라 자신을 시작으로 가족을 끌어들여 증식을 시작합니다. 또한 막바지에 가족과 상담도 없이 가둬놓은 가정부 부부를 죽이려고 찾아갔다가 도리어 본인이 가져갔던 돌에 죽도록 맞고 또한 여동생까지 '본인 덕분에' 탈출한 가정부의 남편에 의해 죽게됩니다. 또한 이자식은 뇌수술을 받아 죽지도 않고 살아남아서 아버지가 자신들이 감금한 가정부가 있던 곳에 숨어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돈 벌면 구하러 간다는 허황된 꿈만을 꾸다 영화가 끝나게 됩니다.

정신의학자 카를 융은 "You are what you do, not what you say you'll do." 라 하였습니다. 즉 기우는 본인이 자신을 정의하는 것 처럼 '서울대생이 될 재수생', '미래의 부잣집 사위', '미래의 부자'  따위가 아닌 '미성년자 추행범', '살인미수범', '집행유예범' 등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주인공의 답답한 성격과 잘못된 추진력으로 인한 한탕주의와 본능에 치중한 삶을 보며 저 자신은 이러한 면모가 없는지 다시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위의 가족들의 캐릭터들을 설명하면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 영화는 굉장히 기괴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감격한 부분은 유주얼 서스팩트와 같은 전통적인 반전요소가 아닌 봉준호 감독만의 독창적인 분위기의 반전이라는 극적인 요소를 사용하였다는 것입니다. 초반과 중반까지 시트콤이라 할 수 있었던 분위기에서 가정부 부부가 나타나 감금되는 서스펜스를 거쳐 가정부 남편이 탈출해 무차별 살인을 저지르는 호러로 변화하는 급격한 후반부의 분위기는 자칫 영화의 개연성을 망칠 수 있었으나 이미 중반까지 영화에 몰입되어 있던 저에게는 극도의 사실적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요약하자면 이 영화는 극적인 분위기를 이용해 관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했을 뿐만 아니라 극단적이면서도 사실적인 주인공의 성향으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반면교사로서 삶의 교훈까지 얻을 수 있게 한 한국 영화계에 길이 남을 명작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 영화를 보지 않으셨다면 꼭 보시기를 강력 추천하며 제가 상기한 많은 요소들이 영화 안에 숨겨져 있는만큼 관객 한명한명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본인만의 해석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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